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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 오랜만에 집에 일찍 들어갔다가 먼지가 수북히 쌓인 덮개를 열고 피아노를 1시간 가량 쳤다. 원래는 모차르트나 베토벤 피아노 소나타를 칠까 하다가 유키 구라모토 악보를 옛날에 사 놓은 게 있어서 그걸 불현듯 꺼내놓고 치기 시작했는데, 생각보다 기분이 좋았다. 듣는 것도 기분 좋지만 진짜 연주하는 나도 마음이 즐거워진다. 특히 Time for Journey의 경우 나도 여행하는 것 같고, 때론 우수를 느끼다가도 유적지를 보며 깡충깡충 뛰어다니는 것 같았다.
그러고보니 피아노를 연주할 시간이 거의 없다. 언젠가 집에 디지털 피아노를 구매하는 문제로 골머리를 앓았지만 결국 그건 없던 일이 되었고, 우리 집 피아노는 마지막 조율을 받은지 어언 4~5년은 된 것 같다. 매일 아침같이 집을 나서 자정이 되어서야 집에 돌아오는 내가 집에서 피아노를 연주하는 것은 남들에게 민폐요, 사실 신고감이다. 한때는 연주도 잘하는 그런 화학자가 되자고 다짐했건만 시간은 날 그렇게 허락해 주지 않았다.
하지만 오랜만에 손가락을 움직여보니 그 때의 그런 열정(?)이 다시 살아나는 것 같았다. 아쉽게도 허락된 시간이 1시간 정도에 불과했지만, 아무튼 즐거운 시간이었다.
For the sake! Of the call!
-fluorF-