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년 2월은 전문연구요원으로서 대체복무 3년의 기간 중 마지막 달이다. 그래서일까? 오늘 병무청으로부터 메일과 문자메시지가 비슷한 시각에 전달되었는데 모두 복무만료에 관한 이야기였다. 정확하게는 2015년 2월 28일이 복무만료예정일로 되어있고, 현재로서는 지각 시간을 아무리 합쳐봐도 만 하루가 넘지 않기 때문에, 사실상 전날인 2월 27일(금)이 전문연구요원으로서의 마지막 출근일자가 될 것 같다. 이날 자축하는 파티라도 해야겠다. 이메일은 보다 현실적인 이야기를 담고 있었다. 복무만료 후 향토예비군으로 편성되어 2016년부터 예비군 훈련에 소집된다는 내용이었다.


과학기술 전공자들을 우대해주는 국가 정책 덕분에 사병으로서 2년 남짓 엄청나게 고생하고 돌아온 다른 사람들에 비해서 매우 효율적으로 대체복무를 해낼 수 있었다. 가끔 사람들이 '국가가 나를 위해 해준 것이 없다'고 얘기하지만 사실 나는 큰 은덕(恩德)을 받았다고 고백할 수밖에 없으며 그건 모두가 다 수긍할 것이기도 하다. 물론 그 기간동안 나도 탱자탱자 논 것은 아니고 열심히 내 할 일을 수행했으니까 부끄럽지 않게 3년을 보내왔지만 그럼에도 보은(報恩)을 위해 더 연구에 진력해야겠다는 생각이 드는 것은 어쩔 수 없다.


복무만료 후에 가장 먼저 할 것은? 아쉽게도 10년 복수 여권은 내년에 만들어야 할 것 같다. 미국 무비자협정 프로그램인 ESTA 만료 시한이 2016년이고 여권 유효기간은 2017년 5월인지라 굳이 현재 쓰는 5년 복수 여권에 하자가 있는 게 발견되지 않는 이상 그대로 쓰는 것이 더 합리적일 듯 하다. 다만 이제는 출국을 위해 교수님과 학부, 그리고 병무청에 신고를 받기 위한 온갖 서류 작성 및 승인 절차가 전혀 필요없으니 주말을 껴서 일본이나 근처로 여행을 다녀볼까 생각하고 있다. 아참. 개인 출판을 위한 출판업 개인사업자 등록은 고려중이다. 지금은 군인 신분이니 그러한 행동을 하는 것이 불법이지만 만료 후에는 아마 가능할 것으로 기대된다.


한달도 채 안 남았다. 진짜 시간이 빠른 것이다. 나도 실험실에 있은지 이번주로 만 6년이 되었다. 정말 징글징글한 서른 살의 한날이다.



For the sake! Of the call!

-fluorF-