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오랜만에 할머니와 이모 가족, 그리고 카자흐스탄에서 오신 아버지를 포함한 우리 가족 모두가 모처럼 모였다. 배터지게 점심을 먹고나서 세배를 하고, 경악스러운 결과에 숨 넘어갈 뻔한 윷놀이를 했다. 마침 매제(妹弟)가 될 아이가 친척 어르신들께 인사를 드리기 위해 우리집을 방문했는데 뭘 그리 사 가지고 왔는지 교과서적인 말투로 '뭘 이런 걸 다...' 라는 말이 절로 나왔다.


고스톱을 저녁을 먹기 전에, 그리고 저녁을 먹은 후에 두 차례에 걸쳐 거의 한 시간 반씩 한 듯 싶다. 첫판은 돈을 조금 잃었지만, 두번째 판에서는 돈을 엄청나게 따서 수고하신 다른 참가자 ㅡ 우리 외할머니와 이종사촌동생 ㅡ 에게 개평을 나눠주는 관대함을 내보이기까지 했다. 너무 연승을 해서 미안할 지경이었다.


하도 먹고 놀고 쉬는 것을 반복하다보니 배가 더부룩한 것이 이것이야말로 명절 배탈 아닌가 싶었지만 아무튼 무사히 잘 넘어갔다. 그래서 오늘은 일어나서 오랜만에 윗몸일으키기랑 팔굽혀펴기 등 간단한 운동을 했다. 밖에 나가서 좀 걷고 그랬어야 했는데 그것은 패스! ;)


즐거움이 가득했던 설 연휴였다. 이제 이 연휴가 끝나면 사실상 모든 '쉼'은 끝이고 열심히 연구에 매진해야 하는데, 조금 의욕이 안 나는 것도 사실이긴 하지만 그래도 항상 감사하는 마음으로 하루하루를 살아야지! 지금은 이 풍요로운 쉼의 시간을 즐겨야겠다. 이 때 아니면 언제 퍼질러 자겠어.



For the sake! Of the call!

-fluorF-