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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뮤지컬 '맨 오브 라 만차'를 봤는데, 과연 10년전에 읽었던 소설과 이 뮤지컬의 내용, 말하고자 하는 바가 일치하는지 잘 모르겠다. 책 내용에 대한 기억은 아득하기만해서 단지 편력 기사들의 기행을 풍자하는 것 정도로밖에 생각되지 않는 책이었는데. 분명히 세계 많은 문학가들이 입을 모아 칭찬하는 소설인데, 나는 그 책을 별 감흥없이 통속 유머 소설 읽듯이 읽지 않았던가. 기회가 되면 이 책을 다시 한 번 읽어보고 교수님이 더 추천했던 속편도 읽어볼 수 있도록 해아겠다.
뮤지컬에 대해 잠깐 언급하자면, 책과 같은 액자식 구성의 연출이 탁월했다는 생각이 들었고, 특히 체스판을 바닥에 비춰 배우들이 움직일 때는 그 기발한 발상에 정말 놀랐다. 산초 판사 역은 좀 과도하다 싶을 정도로 개그를 담당했는데 한국적인 개그로 잘 짜맞춰진 것 같은 느낌이 드는 것은 그가 요즘 TV에서 사람들 웃기는 역할로 대활약을 펼치고 있기 때문이리라. 돈키호테와 알돈사 사이에 불합치와 합치가 반복되는 것은 마지막에 그 미친 상태가 성공적으로 전염(?)될 때 절정을 이루는데, 그 순간에 이르러서 더 이상 돈키호테와 알돈사, 산초가 우스꽝스러워보이지 않게 되는 것이야말로 이 원작 소설이 가진 저력이고 마법인 게 아닐까 생각한다.
가만히 생각해보니 서어서문학과 수업 덕택에 접하게 된 책과 영화가 꽤 많다. 세르반테스의 돈키호테, 파블로 네루다의 시, 보르헤스의 픽션들, 그리고 마르케스의 백년 동안의 고독. 그리고 루이스 부뉴엘과 페드로 알모도바르의 영화들 ㅡ 살라망카 대학에서 봤던 'Kika'는 충격이었다. ㅡ 은 또 어떠했는가. 당시에는 몰랐는데 지나고나니 너무나도 크고 소중한 경험이었다.
For the sake! Of the call!
-fluorF-