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실험실에서 연구 참여를 하는 학부생이 있는데 그룹 미팅 끝나고 자기 수업 시간에 있었던 이야기를 잠깐 해줬다. 강의하시는 교수님이 ― 내 지도 교수님은 아니시다. ― 논문 하나를 소개하며 자기가 서울대에 부임한 이후 진행했던 일들 중 가장 자랑스러운 연구라고 말씀하셨다는 것. 그런데 그게 알고보니 최근에 게재 승인된 내 논문이었던 것. 이 학부생 친구는 그룹 미팅 때 봤던 익숙한 그림들과 내용이 나오기에 뭔가 싶었는데 그거 형 논문 아니냐고 물어보는 것이었다. 공동 연구를 하는 와중에도 매우 이 일을 높게 평가해 주셔서 정작 내가 다 의아하긴 했었는데, 이렇게까지 바깥에서 대놓고 학생들에게 이야기할 정도라면 진실로 이 일을 긍정적으로 생각하시는 것 같다. 그래서 기분이 무척 좋았다. 오늘 이 논문의 교정 원고를 받아 보고 이대로 인쇄되도 괜찮은지 확인하는 작업이 있었는데, 미국 화학회 저널 양식에 맞춰 처음 그 모습을 드러낸 내 논문이 어찌나 그리 예뻐 보이던지. 작년에 Advanced Functional Materials 지에 게재되었을 때도 그런 기쁨 비스무레한 게 있었는데 말이다.


최근 이 일을 기점으로 한 확장 연구들이 모두 잘 진행되거나 잘 진행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 부디 자만하지 않고 이 느낌 그대로 좀 잘 진행되었으면.



For the sake! Of the call!

-fluorF-