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년부터 학부 연구 참여생들과 함께 얻었던 연구 내용들을 모두 모아 논문 한편을 썼다. 좀 더 impact factor가 높은 저널에 투고하면 어떨까 생각도 잠시 해 봤지만, 어차피 응용과 측정 내용 없이 순수 제조와 관찰에 집중한 이 연구 내용에 대해서 결국은 리뷰어들의 또 똑같은 쓸데없는 잡소리만 들을 것이 뻔하다는 결론에 이른 교수님과 나는 별다른 의견 충돌 없이 Langmuir에 내기로 했다. 블록공중합체 마이셀도 일종의 소프트 콜로이드이고 이들의 유도된 자기 조립을 다루니까 해당 저널에서도 관심있을만한, 그리고 해당 저널을 구독하는 사람들의 관심을 끌 수 있을만한 내용일 수도 있겠다는 생각을 해본다. 만일 본 원고가 게재 승인이 되면 감사의 글에 지금까지 본 연구에 조금씩 도움을 주었던 학부 연구 참여생들과 반도체공동연구소의 유도규 기사님의 이름을 꼭 싣고 싶다.


교수님의 세세한 수정이 단 한번도 없었던 첫 논문이었다. 물론 교수님께서 '비(非) 육방 배열'이라는 초점에 맞춰서 쓰자고 하신 것이 아주 결정적인 포인트이긴 했지만, 아무튼 초록과 서론, 본론과 결론 모두 내 나름대로 영문으로 처음부터 끝까지 다 썼다. 전문 교정 업체에서 영문 교정본이 날아왔을때 '여전히 내 영작 실력은 아주 뛰어난 것이 아니구나' 싶어서 조금 실망스럽긴 했지만, 그래도 자주 많이 쓰다보니 실력이 향상되는 게 느껴진다. 이렇게 한 몇 편 더 쓰면 영어 교정 업자에게 덜 민망한 원고를 들이밀 수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진작에 이렇게 과학적 영어 글쓰기를 많이 해봤어야 했는데 대체 학부 때나 대학원 초반 때 뭐했나 모르겠다. 논문도 많이 읽고 그러면서 좋은 표현, 참신한 표현도 익히고 그랬어야 했는데... (이런 식으로 후회하면 한도 끝도 없기에 여기서 스톱!)


그리고 '동서 교회 분열의 역사' 상/하권의 개정이 완료되었다. 이제 교보문고 퍼플에 수정본과 더불어 안나가 아름답게 제작해준 커버를 올리면 될 것 같다. 이 작업 역시 상당히 기대된다. 시범 삼아 개정본을 몇 부 뽑고 이제는 직접 판매 및 배부를 시도할 예정이다. 참 오래 걸린 일이었지만 뿌듯하고 즐거운 일이었다.



For the sake! Of the call!

-fluorF-