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하루 종일 원주로 이사한 새 집을 처음 방문했다. 오는 길에 덕평휴게소에서 뚝배기불고기를 먹었고, 식곤증으로 피곤해진 눈을 비비며 드디어 원주에 도착했다. 새롭게 건축되는 수많은 건물들과 입주를 손짓하는 거대한 아파트들. 새 집으로 가는 길에 원주 혁신도시(Innocity)로 이주한 아버지 회사 건물도 보았다. 수많은 전단지와 환영 횡단막을 어디에서나 쉽게 볼 수 있었다.


원주는 거의 7년만이다. 고등학생일 때, 함께 토론 모임을 했던 친구 중 하나가 원주에 있는 한의대에 다녀서 여길 두 번 와 본적이 있다. 남의 도시라고만 여겨졌던 이곳이 우리 집 도시, 아버지 직장도시가 될줄은 꿈에도 몰랐다.


하루종일 놀고 먹었다. 씻는둥 마는둥, 따뜻하게 데운 거실에서 아버지가 카자흐스탄에서 몸소 추천하신 드라마 '오 마이 비너스'를 보다가 졸았다. 스마트폰으로 한창 기사를 검색하다가 저녁 먹을 시간이 되어 행구동쪽으로 나가 이비가짬뽕을 먹었고, 홈플러스에 가서 먹거리와 반찬거리를 한가득 샀다. 특별히 이제는 하나도 안 귀해진 허니버터칩과 난생 처음 보는 메로골드라는 과일을 샀다. 자몽과 포멜로의 잡종이라고 하는데 맛은 자몽보다 덜 쓰고 조금 더 신 정도의 적절한 맛이었다. 허니버터칩은 집에 남겨져있던 카스 캔 하나와 함께 입에 털어 넣었다. 먹으면서 백종원이 나오는 3대천왕이라는 프로그램을 처음 봤는데, 이태원에 있는 존슨탕 음식점이라는 바다식당에 한번 가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오는 길에 어머니와 실컷 얘기했는데, 어머니의 마음이 좀 풀리긴했나 궁금하다. 아무튼 원주에서 당분간 지내실 모양인데 편히 쉬는 그런 하루하루를 보내셨으면 좋겠다. 나는 내일 안양으로 돌아가야하지만, 조만간 아버지께서 귀국을 하시면 다시 원주에 와야하지 않을까 싶다.



For the sake! Of the call!

-fluorF-