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월에 주문한 한복을 지난 주말이 되어서야 시흥집에서 받아보았고, 어제 익산집으로 가져왔다. 생각보다 품질과 맵시가 우수해서 시간이 좀 걸리더라도 그런 '전통적인' 주단집에서 구매를 하는 것이 옳았구나 싶었다. 좀 더 젊은 색감과 제작 스타일의 한복점들도 최근에 몇몇 알아두었지만, 이 주단집에서 몇 벌은 더 구매하게 되지 않을까 싶었다. 


배달된 물품은 아래와 같다:


- 청자색 저고리(襦): 기본적인 윗옷. 

- 청자색 바지(袴): 기본적인 아래옷. 대님 대신 매듭 단추 형태로 발목을 조이게 되어 있었다. 

- 청색 배자(背子): 저고리 위에 입는 소매 없는 조끼.

- 백색 도포(道袍): 전삼(展衫)이 덧붙은 두리소매의 겉옷.

- 홍색 답호(褡護): 포(袍) 위에 입는 방한용 겉옷. 내가 산 것은 소매가 거의 없는 형태의 답호였다.

- 감색 세조대(細條帶): 꼰실로 만들어진 가느다란 허리띠.

- 흑색 태사혜(太史鞋): 남성들이 신는 가죽신.

- 백색 행전(行纏): 무릎 아래부터 정강이까지 덧입는 천.


집에 와서 하나씩 입어보면서 고름 매는 법과 세조대를 매는 법을 충분히 익히고 사진을 찍어두었다. 이전에 샀던 자색 쾌자(快子)도 사서 입어봤는데, 도포의 길이가 쾌자보다 더 길어서 쾌자의 도련 위치가 포의 도련 위치보다 살짝 위에 떠 있는 게 조금 아쉽긴 했는데, 그래도 그만하면 괜찮아 보였다. 어차피, 도포만 입고 다닐 경우가 더 많을테니.


사고 싶었던 것을 실제로 손에 넣어보니 그 기쁨이 이루 말할 수 없을 정도이다. 다음에는 심의(深衣)와 소창의(小氅衣), 그리고 다른 색깔의 도포와 전복(戰服)을 사 보면 어떨까 싶다.



For the sake! Of the call!

-fluorF-