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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12월 초, NASA에서는 중대한 발표가 있다며 기자회견을 자청했다. 항간에는 외계생명체의 가능성에 대한 회견이 될 것이라며 흥분을 감추지 않았다. NASA가 따로 작정하고 기자회견을 하는 것은 엄청난 정도의 빅 뉴스가 아니면 아닐 거라면서 다들 궁금해 했던 것이다. 그런데 일그 기자회견장에서 발표된 연구 결과에 붙어있던 제목은 일반인의 기대를 저버리는 것이었다.
'A Bacterium That Can Grow by Using Arsenic Instead of Phosphorus (인 대신 비소를 이용해서 성장하는 박테리아)'
사람들은 처음에 이 제목을 보고 이게 무슨 외계생명체와 관련이 있냐며 실망감을 드러냈지만 친절한 전문가들의 설명은 다시 그 실망을 환호로 바꾸었다. 쉽게 말하자면 우리가 알고 있는 생명체들의 기본 대사 방식은 대부분 서로 비슷하며 구성하는 물질도 비슷하다. 우리도 DNA가 있고 쥐도 DNA가 있고 대장균 미생물에도 DNA가 있다. 이 모든 생명 활동 과정에는 동일하게 인산(phosphate)이 관여하게 된다. 그런데 이 연구 결과에 따르면 어떤 생물의 경우 인산 대신 비산(arsenate)을 쓸 수 있다는 것이다. 인(P)과 비소(As)는 원자가전자 수가 같은 동족 원소이므로 화학적 성질은 비슷하므로 ㅡ 하지만 생각보다 차이점도 크다 ㅡ 인이 부족한 환경에서는 인 대신 비소를 적극적으로 활용하여 살아갈 수 있다는 것이다. 연구진은 마른 토양에 이 문제의 미생물을 길러서 인과 비소의 비율을 관찰함으로써 충격적이게도 비소가 대사 작용에 깊이 관여하고 있음을 보고했다. 아니, 이게 왜 외계생명체와 관련이 있느냐?
우리는 지금까지 지구 밖 생명체들을 탐사할 때 우리가 일반적으로 아는 생명체의 대사 원리를 적용하여 외계생명체의 존재 여부를 판단해왔다. 그런데 지금 이 발견은 생명체의 기본인 대사 방식에 대한 기본 상식을 뒤흔든다는 점에서 혁명적인 발견이라고 할 수 있다. 예를 들면 다른 행성 A에서 수많은 검은 새들만 발견되었기 때문에 우리는 '이 행성에는 백조가 없다'라고 결론을 내려왔다. 그런데 알고보니 지구에서도 하얗지 않은 백조가 있을 수 있다는 연구결과가 발견된 셈이다. 그렇다면 지금까지의 연구는 모두 재론되어야 하며 다시 탐사선을 보내야 할지도 모른다. 이 연구결과는 외계생명체 뿐 아니라 지구 내에서도 우리가 미처 발견하지 못한 미지의 생물계가 존재할 수도 있음을 말하고 있다. 벌써 이 논문이 다루는 생물은 외계 운석에서 채취한 미생물이 아니고 미국 캘리포니아의 어느 호수에서 발견된 GFAJ-1이라고 불리는 미생물이다.
구소련의 유명한 과학 소설가인 아이작 아시모프는 자신의 저서에서 '어떤 외계행성에 사는 생물은 Si로 구성되어 숨을 쉴 때마다 유리가루가 공기 중에 날린다'고 써 놓았다. 실제로 우리 생명체를 구성하는 원소인 탄소(C)와 실리콘(Si)은 같은 족 원소로 인과 비소의 관계와 매우 흡사하다. 어쩌면 GFAJ-1이라는 미생물은 아이작 아시모프의 책을 좀 읽어본 적이 있는 듯 하다.
For the sake! Of the call!
-fluorF-