띠로리~~

항상 좌절, 충격의 신에서 자주 등장하는 이 음악. 바흐의 '토카타와 푸가'. 교회 초등1부에서 신디사이저로 효과음을 내는 경우가 가끔 있는데 항상 쓰는 것이 Applause로 박수 소리를 내는 것 아니면 Church Organ으로 디미니쉬 코드를 잡는다든지 혹은 '토카타와 푸가' 앞부분을 치는 것이다.

이것은 꽤나 영향력이 크다. 어린이들도 이 음악은 들어봤으니 적절한 때에 이 음악이 쓰이면 나는 이 어린이들로부터 적절한 타이밍에 적절한 음악이라는 찬사와 함께 저 선생님은 저런 곡도 치는구나 하고 보내는 부러움의 시선을 동시에 받을 수 있다.

푸가는 너무나도 유명한 악곡 형식 중 하나로 바흐를 빼놓고는 말할 수 없다고 한다. 이 푸가는 너무나도 수학적, 건축학적인 곡이라고 한다. 그야말로 정확하게 계산된 작곡 규칙들. 대위법으로 작곡되었던 바흐의 바로크 음악의 최절정 진수를 맛보게 해 주는 푸가. 그래서 난해하고 인위적이라는 느낌을 준다고 한다.

이에 반해 토카타는 화려하고 빠른 연주를 주조로 하는 전주곡이라고 한다. 전주곡 하니까 최근에 하프시코드 레슨을 받으면서 쳐 본 Unmeasured Prelude가 떠오른다. 내가 친 건 Francois Couprin의 것이었는데 그의 Unmeasured Prelude 악보에는 음표가 죄다 온음표로 되어 있어 정확한 음길이는 표현하지 않고 다만 음표 사이의 간격으로 대충 연주자가 알/아/서 길이를 조정하여 표현한다.

전주곡은 대개 곡을 시작하기 전에 치는 곡인데 여러 의미가 들어가 있다. 우선 악기의 튜닝(당시 전주곡을 연주할 때 사용되던 대표적 악기는 류트와 하프시코드)을 위해서였고 본 곡을 시작하기 앞서 소개의 의미로 비교적 단순하고 덜 복잡하게 (즉흥)연주하기 위해서였다. 하프시코드 레슨 시간을 위해 공부한 것에 좀 기대어 보자면, 이 전주곡은 르네상스 이후 류트 음악에 쓰이다가 17세기 이후 프랑스, 독일에서 건반(당시 하프시코드)음악에 쓰였고, 바로크 음악 시대가 끝난 이후에는 한동안 배격되다가 쇼팽, 드뷔시, 라흐마니노프 등에 의해 부활되어 쇼스타코비치에 이르렀다고 한다.

이런 후기 인상주의 음악가들에게서 나타나는 특징은 전주곡이 하나의 독립적인 음악형식으로 작곡되었다는 것이다. 특히 드뷔시의 '목신의 오후 전주곡'을 들어보면 이게 전주곡인지 아니면 자체의 곡인지 분간이 안 갈 정도. (물론 그 음악은 그 외에 장/단조성과 리듬감에 파격을 가져다 준 음악이었지만)

다시 처음으로 돌이켜 생각해보면 '토카타와 푸가'라는 제목은 참으로 모순적이다. 하나는 너무 자유롭고 즉흥적이며 빠른 반면 다른 하나는 너무나도 계산이 잘 된 인위적인 엄격한 곡 형식이다. 마치 '음양'같이 양 극단에 서 있는 형식이 함께 모여 조화를 이룬다. 또 서로 대비가 너무 잘 되기 때문에 각 형식의 특징이 확연히 구별될 것을 노린 것일 수도 있겠다.

재미있는 말 하나. 바흐의 토카타와 푸가는 음악치료법(Music Therapy)에 의하면 피부를 좋게 해 주는 효과가 있다고 들었다. 그것도 고등학교 음악 교과서에서. 마치 차이코프스키의 '우울한 세레나데'가 우울증에 좋듯이. 글쎄, 고등학생 때 매일 토카타와 푸가를 반복해서 수십 번 들었던 적이 있었는데. 그게 효과가 있었는 지 모르겠네?


For the sake! Of the call!
-fluorF-