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월 21일에 CBT를 보러 아침부터 일어나 약간의 준비를 하고는 공덕으로 향했다. 정말 낯선 건물, 낯선 분위기. 지하로 내려가보니 이미 사람들이 있었다. 나는 약간 긴장이 되기 시작했다. 저곳이 토플을 치는 곳이구나. 잘 해야 할 텐데... 서약서를 한장 받아 펜으로 쓰기 시작했다.
그런데 주위를 둘러보니 놀랄 수 밖에 없었다. 어째서 나이가 다 나보다 어려보이는 사람들이 서약서를 들고 있고 나머지는 그들의 부모님들이신 걸까. 교복을 입은 애들끼리 서로 '왔네?'라고 자연스럽게 묻고, 주민등록증을 발급받지 못해 여권으로 ID를 대신하는 아이들도 있었다.
순간 기분이 참 묘해졌다. 얘들은 벌써 조기유학을 생각할 테고 외국 대학의 학부 과정을 염두에 두고 있겠지 생각하니까 진짜 TV에서나 듣던 모습을 눈앞에 보고 있다는 생각이 팍 들었다. 나보다 3~6년은 빨리 이 세계(?)에 발을 들여놓고 있다.
그런데 다시 고쳐 생각해보니 내가 작년에 언어교육원에서 영어 수업을 들었을 때 어떤 선배가 '일찍부터 준비하시네요'라는 소리를 들었던 게 또 생각이 났다. 한미교육위원단 지하1층에 가 보면 '일찍'이란 말이 참 무색해지겠지만. 아이러니하게도 나는 당시 수강생 중 최연소자(?)였다ㅡ.
도대체 언제부터 공부해야 했을까? 나 자신은 결코 그간 공부해 온 것을 후회하지 않지만 가끔 시험장에 몰려든 교복을 보고 조금 더 일찍 했으면 어땠을까를 생각하다보면 괜시리 서러워진다. 그래도 지금부터라도 더 열심히 해야 한다는 생각을 할 수 밖에 없다. 왜냐하면 누군가에게는 또 나의 현재가 '일찍'일 수도 있으니까.
치열한 공부는 늘 그렇게 복잡한 마음을 품고 하게 된다. 누군가보다 뒤쳐지지는 않을까, 누구보다 앞서야 할텐데. 생각해보니, 사실 세상의 모든 일이 그렇지 않을까?
좀 씁쓸하기도 하고...
For the sake! Of the call!
-fluorF-