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찬송가가 개편이 되어도 1장의 지위(?)을 지키는 찬송이 있는데 바로 '만복의 근원 하나님 (Praise God, from Whom all blessings flow)'이다.
만복의 근원 하나님 온 백성 찬송 드리고
(Praise God, from Whom all blessings flow; Praise Him, all creatures here below;)
저 천사여 찬송하세 찬송 성부 성자 성령 아멘
(Praise Him above, ye heavenly host; Praise Father, Son, and Holy Ghost; Amen)
이 찬송의 작사자는 영국 성공회 주교였던 토마스 켄 (Thomas Ken) 으로 그는 윈체스터 대학의 교목으로 있으면서 학생들을 위한 기도문을 지었다. 종교개혁자였던 칼뱅이 그러했듯 종교개혁시기에는 시편 외에 다른 찬송이 전례에 불려지는 것이 엄격히 제한되었고 때론 불경하다고 여겨졌다. 심지어 칼뱅을 비롯한 종교개혁주의자들은 개혁의 중심지인 스위스 쥬네브(제네바)에 모여 모든 시편을 적절한 음률을 가진 찬송으로 바꾸어 시편가를 만들기도 하였다. 이런 분위기 속에서 토마스 켄은 학생들의 아침기도, 저녁기도 등의 신앙생활을 돕기 위해 찬송을 썼으나 시편이 아닌 글이었기 때문에 학생들이 자기가 지은 찬송가를 엄격하게 개인적인 공간에서 사적으로만 사용할 것을 강력히 주장하였다.
하지만 토마스 켄의 찬송시에 많은 사람들이 감화되었던 모양이었는지 이 찬송은 공적인 자리에서 널리 암송되었고 특히 맨 마지막 소절은 앞서 말한 쥬네브 시편가 중 '시편 134편' 찬송 (old hundredth) 의 음률을 취해 상당히 많이 불려지게 되었다. 사실 '시편 134편' 찬송 음률은 장운율 (long metre) 을 가지는 다양한 싯구 어디에나 어우러져 널리 불렸는데 이 찬송시가 장운율을 가졌기 때문에 알맞게 잘 불려졌을 것이라는 추측이 가능하다. 실제로 old hundredth라는 영문명이 붙은 것도 나중에 장운율을 가지는 시편 100편이 이 음률에 맞춰 훨씬 많이 불려졌기 때문이다. 여기서 잠깐, 장운율이란 1연이 4행으로 구성되어 있을 때 각 행이 8음절로 모두 구성되어 있는 것으로 찬송가에서는 8.8.8.8.로 표기되어 있다. (찬송가를 열어 찾아보면 제목 우측에 영문 제목과 작곡자, 그리고 숫자가 적혀 있다. 그게 운율이다.) 장운율의 시는 abab, aabb, abba 형태의 라임 (rhyme) 을 나타내는데, '만복의 근원 하나님'의 경우 aabb형태이다. 각운을 보면 flow/below, host/Ghost 로 나타나기 때문이다.
토마스 켄의 아침기도송 마지막 연이 'old hundredth' 음률에 맞춰 가장 많이 불려진 것은 송영 (doxology) 으로서였다. 송영은 칸티쿰, 시편 교독, 봉헌 등의 순서 뒤에 부르는 찬송을 말하는데 전례 각 순서의 마지막을 알리는 노래로서 유대교 전통에서 비롯되었다. 흔히 대영광송 (Gloria) 으로 불리는 것이 대 송영 (greater doxology) 이고 다른 것은 소 송영 (lesser doxology) 인데 여기에는 보통 성삼위에 영광을 돌리는 내용이 들어가 있다. 이에 '만복의 근원 하나님'이 송영으로서 개신교회에서 널리 사용되는 것이다. 옛날에는 대예배라면 언제나 이 찬양 혹은 다른 송영 (특히 Gloria Patri) 이 항상 한 번씩 불렸는데 최근에는 다른 찬송으로 대체된 것 같다.
이 찬송의 작곡가는 대체로 루이 부르주아 (Louis Burgeois)로 여겨진다. 그는 쥬네브에서 활동한 대표적인 프랑스 음악가로 칼뱅과 함께 종교개혁시기에 활동하였다.
For the sake! Of the call!
-fluorF-