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7년의 신정아 학력위조 사건을 뛰어넘는 화제의 학력위조 사건이 혜성처럼 재등장했으니, 바로 에픽하이의 일원으로 명문대 수석 졸업이라는 타이틀을 달고 여러 곡을 히트시킨 타블로의 이야기이다. 논란은 2007년에도 있었으나 최근 열흘 사이에 논란은 엄청나게 커져 지금은 거의 심형래 감독의 D-war를 두고 공방을 벌이던 일을 떠올리게 할 정도로 '진실'을 밝히고자 하는 사람들의 논란으로 인터넷이 들썩이고 있다.
힙합에 관심이 별로 없기 ??문에 그간 타블로의 음악이 어떠했는지, 아니 에픽하이의 음악이 어떠했는지 나는 잘 알지 못하지만, 적어도 '스탠포드 대학교'의 이름이 빛나는 성공에 어느 정도 공헌을 했다는 것은 알고 있다. 타블로는 여러 매체에서 자신이 학교에서 이룩했던 놀라운 성과들과 흥미진진한 에피소드를 만기 제대한 병장이 늘어놓는 잡다한 자랑거리마냥 떠들어 대곤 했다. 그럴 때마다 기자들은 자신의 입맛대로 미화된 기사를 쓰기 시작했고 사람들은 자신들의 머리에 스탠포드 대학교를 나온 능력있는 아티스트 타블로를 만들어 내기에 이르렀다. 아니 그런데 지금의 그를 있게 한, 그렇게도 중요한 요소인 학력을 위조했다니? 이것은 사기를 통해 터무니없는 이득을 불합리하게 취한 야비한 행각이나 다름이 없는 것이다.
나 개인적으로는 타블로의 학력위조 혹은 사칭에 무게를 두고 이 사건을 지켜보고 있다. 대개 사소한 것에서부터 자잘하게, 그리고 많이 어긋나는 점이 노출되는 사람은 실수가 아닌 무지에서 비롯되는 것이고, 결국 자기의 것이 아닌 것을 자기의 것인 것처럼 행동하다가 맞지 않는 것들이 속속 드러나게 되는 것이라고 나는 생각한다. 타블로의 재학을 증명하는 온갖 증빙자료가 넘쳐나고 있지만, 대개 미봉책들은 또다른 구멍을 만들어 걷잡을 수 없는 상태에 이르기 때문에 조만간에 증빙자료를 한방에 날려버릴 의혹이 곧 등장할 것이라고 생각한다.
지금 타블로가 직면한 진실공방은 사실 자기 자신이 초래한 것이며, 의식 있는 사람들이라면 누구나가 의혹들을 보고 '이거 뭔가 이상하네?'할 것이 당연하다. 확실한 인증 없이 흥미 위주의 이야기만 떠벌이게 되니 당연한 것 아닌가. 혹자는 의혹을 제기하는 누리꾼들이 한심하다며 '타블로가 스탠포드 안 나왔다고 해서 당신들에게 뭐가 이득이 되느냐'라고 묻고 있지만 이건 정말 위험한 논리이다. 사기를 치는 사람을 뻔히 보면서도 그냥 넘어가는 것은 분명 문제이지 않은가? 올바르지 않은 수법으로 유형, 무형의 이득을 챙기는 사람을 눈감아 주는 것은 자본주의 사회에서의 공정한 경쟁 및 기회 균등의 법칙을 거스르는 것이 아닌가? 엄연히 대한민국 연예계도 철처히 자본주의의 세력권이거늘. (이건 좌초설을 꺼내는 사람들에게 '천안함이 북한에 의해 침몰되지 않았다고 해서 당신들에게 뭐가 이득이 되느냐'라고 따지듯 묻는 것과 비슷하다. 물 론 나는 천안함의 침몰 원인이 북한 때문이라고 100% 생각하지는 않는다.)
이참에 진실이 완전하게 밝혀졌으면 좋겠다. 학력을 위조하거나 남을 사칭하는 사람들의 못된 버릇이 고쳐져야만 한다. 그건 단순히 잘 나가는 개인에 대한 복수가 아니라 더 건강한 사회를 만들기 위한 우리 모두의 노력의 차원에서 이해해야 할 문제이다. 나는 그런 점에서 진실을 밝히고자 눈에 불을 켜고 자료를 찾는 누리꾼들에 매우 긍정적인 시선을 보내고 있다. 진실이 밝혀져서 좋은 것은 우리 모두이다. 노력하지도 않고 자리에 앉아 키보드만을 두들기며 결과의 단물만을 기다리는 사람들이 의혹을 확인하기 위해 논의를 거듭하는 바로 그 사람들에게 집착하는 싸이코라 비난하며 돈을 던질 자격이 되는가? 나는 심정적인 응원을 늘 보내고 있다.
바라옵기는 타블로의 학력위조설이 단순 루머로 그치는 것이지만, 왠지 그렇지 않을 것 같고, 그래서 매우 기분이 나쁠 것 같다.
For the sake! Of the call!
-fluorF-