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글은 2005년 1학기 화학1 숙제 Essay였음.)
사람이라면 누구나 세계에 공헌할 위인이 될 꿈을 꾼다. 위인전에 나오는 인물들은 하나같이 우리에게 대통령 혹은 유명한 음악가로서의 꿈을 갖게 된다. 그러나 산업혁명 이후 과학자들이 세계에 공헌한 바가 너무나도 큰지라 위인 이름을 다섯 대보라고 하면 과학자는 필시 그 중 한 명 정도는 들어가 있을 것이다.
하버, 보쉬는 뭇 사람들이 기억할 만큼의 유명한 인물은 아니지만 인류에 공헌한 바가 결코 돌턴의 원자설이나 왓슨의 증기기관차 못지 않았다. 물론 다른 사람들의 위대한 업적을 가릴 수는 없으나 이들은 인간이 최고로 필요로 하는 "먹을 것"에 대한 혁혁한 공로를 세웠기 때문에 우리에게 일용할 양식을 내려주신 하버, 보쉬에게 감사해야 할 것이다. 만일 이들이 없었다면 우리의 밥상은 지금보다 매우 빈곤했을 것이다.
질소와 수소가 만나 암모니아가 된다는 사실은 누구나가 알고 있었고, 이 암모니아 ㅡ 혹은 어떤 형태의 질소 화합물이라면 어느 것이든지 ㅡ 가 질소 비료로 쓰인다면 "식량 증산의 꿈"이 실현될 것은 지극히 당연했을 것이다. 이를 위해 하버, 보쉬는 이른바 "공중 질소 고정:을 위한 기나긴 실험에 들어간 것이다. 사실 이것은 질소와 수소가 화합하여 암모니아가 된다는 반응의 수득률을 높이는, 어찌 보면 단순한 목적을 위한 실험이었다.
그러나 그들이 쏟은 노력은 이 단순한(?) 목적과는 다르게 혹독하기까지 했다. 기록에 의하면 그들은 최적의 온도와 압력 이외에 반응 속도를 증가시킬 촉매를 찾기 위해 수천 번의 (무의미하지 않은 무의미한) 반복적 실험을 계속했다고 전한다. 인내는 쓰지만 그 열매는 달다고 했던가. 그들의 성공은 맬서스가 《인구론》에서 주장한 인류의 기아 멸종 우려를 말끔히 씻어주었다.
과학적 업적은 인류사에 지대한 영향을 끼쳐 왔다. 비단 하버와 보쉬의 질소 고정에 그치지 않고 멀리서는 코페르니쿠스의 지동설부터 가까이는 생명 과학 기술의 발전까지, 세상의 공장이 장인의 손길과 경험이 아닌 과학적 이론과 정확한 수치로 돌아가기 시작한 때부터 과학은 인류와 결혼했다. 이를 위해 그렇게나 많은 과학자들이 땀을 흘리며 연구를 했으며 (게중에는 목숨을 내놓았고) 사회와 대중을 변화시켰던 것이다! 현대의 과학자들은 선배 과학자들이 걸었던 이 길을 본받아야 한다. 과학을 연구함으로써 물질적 안정, 개인적 만족을 누리는 것이 아니라 사회적 공익, 인류사 발전이라는 큰 틀에서 자신의 일을 생각해야 하는 것이다. 그러한 정신이 있을 때 비로소 참된 과학자들이 인정받는 시대가 올 것이며 과학은 사회의 발전을 가져다 줄 것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프리츠 하버가 제 2차 세계 대전 때 영국군을 살상한 공포의 염소 독가스를 제조했다는 사실은 경계해야 할 점이다. 인간 사회에서 사는 일원으로서의 과학자가 유념해야 할 지극히 당연한 것이지만 과학자는 자신의 영향력을 통해 그가 속한 사회를 안정화시키고 전진시킬 수 있어야지 혼란을 야기시키고 죄악을 낳게 해서는 안 된다. 우리는 후자의 과학자를 과학자가 아닌 뭇 소설에 나오는 미치광이로 여기게 될 것이다.
물론 자신이 과학자가 될 것인지 미치광이가 될 것인지는 본인의 선택이지만ㅡ.
For the sake! Of the call!
-fluorF-