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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명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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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서울에 거주하고 있는 소재과 대학원생입니다. 고분자 전공에 저도 재즈(+락) 음악을 즐겨 듣습니다. 몇 년 전에 처음 어떤 경로로 유입이 되었는지는 까먹었는데 간혹 들러 잘 구경하고 갑니다. 종교사에 대해서는 인생의 어떤 시기에서 이렇게 많이 탐구를 하신 건가요? 이렇게 많은 걸 공유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fluorF
댓글
2023.09.13 13:11:58

안녕하세요, Satie님. 「짐노페디」를 틀어놓아야 할 것같은 느낌입니다. 고분자 전공에다가 재즈를 좋아하신다니 무척 반갑습니다. 역시 고분자엔 재즈죠!


제가 교회 역사에 관심을 가지게 된 것은 대학원 코스웍 마친 이후입니다. 저는 어려서부터 장로회 교회에서 교육을 받아왔기 때문에 장로회 신앙의 근간이 되는 것들 ㅡ 칼뱅주의(Calvinism)이나 웨스트민스터(Westminster) 신앙 교리 ㅡ 에 대해서는 어느 정도 익힌 바가 있었습니다. 그리고 대한민국 개신교의 절반 이상은 장로회가 차지하고 있기 때문에 어디에서나 저와 비슷한 장로회 교인들을 많이 만나볼 수 있었습니다. 그런데 배우면 배울수록 장로회 안에서도 장로회 신앙의 요체를 제대로 이해하지 못하거나 오히려 그릇 행동하는 경우가 많이 보였고, 또 사람과의 관계가 전보다 확장되다보니 저와는 다른 방식으로 기독교 신앙을 고백하는 사람들을 많이 보게 되었습니다. 과학을 공부하는 사람이다보니 자연스럽게 그 이유가 무엇일까 자세히 알아보고 싶었고, 그때부터 기회가 되면 장로회가 아닌 다른 교회들, 이를테면 천주교회나 정교회, 성공회 교회에 참석해보았습니다. 그러면서 학교 도서관에서 Justo Gonzalez의 'The Story of Christianity'를 빌려보았는데, 이것이 아주 결정적인 역할을 해 주었습니다. 교회의 역사를 이해하게 되니 왜 내가 장로회에서 이런 방식으로 하느님 신앙을 고백해왔는지 더욱 잘 알게 되더라고요.


그런데 내가 무엇을 믿고 있는지 알게 되니, 이것이 과연 내가 생각하기에 옳은 것인지 의문이 들었습니다. 근본주의에 조금 가까운 대한예수교장로회 신앙에는 제가 '무턱대고 믿음으로' 받아들이기에는 납득되지 않는 점들이 분명히 있었거든요. 교리 측면에서는 축자영감설(逐子靈感說)이라든지 '오직 성경(Sola Scriptura)'이라는 구호가 교인들을 과거 역사와의 연결을 보증해주는 전통은 잃은 채 마음이 좁은 비협조적인 시민들로 만들어내는 것은 아닌지 무척 회의적이었습니다. 칼뱅주의의 5개 신조는 보통 TULIP이라고 표현하는데, 이게 좀 칼뱅주의에 열렬히 동의하는 사람이 아니고서는 일견 받아들이기는 힘들 것이다, 그렇다면 이것이 과연 모든 사람들에게 보편적으로 받아들여질 수 있는 교리인 것인가, 그런 의문점이 들었습니다. 물론 교회 내 성차별이라든지 각종 사회 현안에 대한 수구적인 시선들, 장로회의 취지에는 걸맞지 않은 지독히도 한국적인 기형적 교회 치리 구조도 문제였지요. 제가 몸담고 있는 교단이 예수님의 사랑을 잃었다는 생각밖에 들지 않았습니다.


이렇게 고민하면서 관련 내용을 찾는 과정 중에 원래는 3~5개의 긴 글 정도로 정리하려던 교회 분열의 역사 시리즈가 27편이나 될 정도로 길어졌어요. 생각보다 많은 시간을 들였지만 결코 후회하지 않는, 즐거운 탐독의 시간이었습니다. 어차피 대학원에서 늘 교육받고 수행하는 것이 '가설 설정 - 실험 수행 및 검증 - 결론 도출 - 논문 작성'이고 수많은 문헌을 참고하는 것이 일상이 된 제게, 이 과정은 하나의 즐거운 일탈이었습니다. 글쓰기를 어느 정도 마칠 때쯤, 길고 긴 고민 끝에 저는 현재 제가 속한 대한성공회 교단으로 전입하는 결정을 내렸고요. 저는 제가 생각하는 신앙관에 합치되는 교단에서 비슷한 신앙을 고백하는 사람들과 함께 신앙 생활을 하는 복을 누리고 있습니다. 그리고 그 덕에 제 인생을 떠받치는 주요한 기둥 중 하나인 기독교를 잃지 않고 지금까지 온전히 보존하게 되었지요.


이런저런 생각을 하며 쓰다보니 글이 길어졌네요. 궁금하신 점에 대한 답이 되었는지 모르겠습니다. 언제든지 방문해 주세요, 감사합니다 :)

베스트셀러 작가가 될 성수야. 

너의 빛은 감당할 수 없을 정도로 밝구나.

멋지다.

fluorF
댓글
2023.09.12 08:59:31

베스트셀러 작가라니요, 당치도 않습니다 :) 그저 운 좋게도 좋은 기회를 잡아 좋은 경험을 할 수 있었던 것이 아니었나 추억해 봅니다... 형은 훨씬 빛나는 귀한 체험을 집에서 하고 계신다고 생각합니다 ㅋ 모쪼록 건강 잘 챙기시고요!

형 잘 지내시죠? 

저 08성재입니다ㅎㅎ


지금은 형의 고향 안양에서 근무 중이에요

갑자기 카톡창 보다가 형 아이디가 생각나서

검색해보니 웹사이트가 많이 좋아졌네요 ㅋㅋ


건강히 잘 지내시죠?

종종 들를게요 ㅎㅎ

fluorF
댓글
2023.07.21 10:54:33

성재야 안녕? 다른 곳도 아니라 살기 좋은 도시, 안양에서 일하고 있다니 굉장히 반갑구나 :) 웹사이트는 늘 조금씩 진화(?)하고 있단다...

나야 별탈 없이 연구하며 잘 지내고 있지 ㅋ 성재도 어디에 있든지 건강히 즐겁게 잘 지내렴! 언제든지 방문은 환영한다~

안녕하세요 박사님. 현재 소재쪽 연구를 하고 있는 대학원생입니다.

우연히 이 블로그에 들어오게 되었는데 대학원생으로서 공감가고 유익한 내용이 많네요!

글마다 연구자의 희노애락이 담겨있는 것 같아 친한 선배와 술자리에 와있는 듯한 느낌도 듭니다.

앞으로도 자주 찾아뵙겠습니다. 감사합니다.

fluorF
댓글
2023.07.19 00:36:55

안녕하세요, DH Kim님. 소재 연구를 하고 있다니 정말 반갑습니다. 요즘같이 환경과 에너지에 대한 관심이 높아진 시기에 소재 연구는 어디서나 큰 주목을 받지요. 물론 소재 그 자체의 물리화학보다는 그것을 통해 만들어진 소자가 나타내는 '숫자'에 더 주목하는 세태 때문에 여러모로 힘든 점도 있으시겠지만, 그 과정 중에서도 익히는 바가 많을 것이라 생각합니다.


언제든지 환영입니다 :) 저야말로 감사합니다.

학교 활동을 하다가 박사님 홈페이지에 방문하게 되었는데 몬드리안 느낌의 홈페이지가 너무 멋져요. 수능이 끝나면 저도 html을 공부해 봐야겠네요...

fluorF
댓글
2023.07.08 12:53:38

안녕하세요, 다인님. 칭찬을 남겨주어 감사합니다! 요즘은 손쉽게 홈페이지를 만들 수 있는 세상이지만 한번쯤 html 언어를 익혀보는 것도 이 구조를 이해하는 데 무척 도움이 될 거에요. 즐겁게 공부하시고 홈페이지도 종종 방문해 주세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