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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아노에 지금 앉아 건반을 누른다고 하자. 피아노는 해머가 장력이 팽팽히 걸려 있는 고요한 줄을 때려 변위를 만드는데 이로 인해 피아노줄의 모든 부분이 집단적인 진동 운동을 하게 된다. 조금 복잡할 수 있지만 무수히 많은 물질이 연결된 것과 같은 현에서의 진동 운동은 sine 과 cosine 함수가 복잡하게 얽힌 파동으로 기술이 된다(는 것은 역학에서 배우는 기본 상식이다.)
현이 진동을 하게 되면 무수히 많은 파동이 생긴다. 이때 피아노줄의 양끝은 고정이 되어 있으므로 오직 양끝에서의 변위가 0인 파동, 즉 정상파 (standing wave)만이 상쇄되지 않고 살아남는다. 이들 고유 진동 상태 (normal mode) 중 가장 낮은 진동수를 가지는 진동 상태 (이하 모드)는 파장이 현의 길이의 2배인 모드로 마치 '꼬마야 꼬마야' 하는 줄넘기 놀이처럼 양끝은 고정된 채 가운데가 올라갔다 내려갔다를 반복하는 모드이다. 음악에서는 이 모드를 기음(fundamental tone)이라고 부른다. 한편 앞서 언급했듯이 현을 해머로 때리게 되면 기음에 해당하는 모드 외에도 수많은 모드가 발생하게 되는데 이들을 n차 배음(overtone)이라고 한다. 배음이라는 한자어에서 알수있듯 n차 배음에 해당하는 모드의 진동수는 기음의 배수이다. 즉, 기음이 만일 440 Hz의 A음(=라)이었다면 1차 배음(first overtone, 사람에 따라 기음을 1차 배음이라고 하고 이를 2차 배음이라 하는 사람도 있다.)은 880 Hz의 진동수를 가지는 모드이다. 2차 배음(second overtone)은 1320 Hz 의 진동수를 가지는 모드가 된다.
다소 황당하게 들릴수 있겠지만, 우리가 A음을 건반에서 치게 되면 이론상으로는 무한한 개수의 고유 모드, 즉 음을 듣게 된다는 것이다. 재미있게도 1차 배음은 한 옥타브 높은 A음이고 2차 배음은 거기서 완전 5도를 올라간 E음이다. 3차 배음은 또 한 옥타브 더 올라간 A 음이고, 4차 배음은 장3도 올라간 C#음이다. 5차 배음은 단3도가 더 올라간 E음이다. 여기서 5차 배음까지 나온 음을 모두 눌러보면 너무나도 익숙한 A major 코드가 나오는데 이는 완전협화음으로 분류되는 이른바 주음 코드(tonic chord)이다. 알다시피 A, C#, E로 구성된 화음은 매우 안정적으로 조화롭게 들린다. 그건 왜일까? 거기에 배음의 비밀이 숨어있다. 즉, 가까운 배음들로 구성된 코드는 안정적이라는 것이다. 믿기 힘들지만 우리가 A음을 치면 거기에는 E도 들어 있고 C#도 있다. 그렇기 때문에 우리는 숨겨진 배음들을 밝혀 쳐 주는 것 뿐이다. 따라서 말 그대로 '원래 그랬던 것처럼' 안정적인 것이다.
그런데 왜 A 건반을 치게 되면 A음만 들리고 나머지 배음은 전혀 들리지 않는 것처럼 느껴지는 걸까. 일반적으로 기술되는 현의 진동은 여러 개의 모드들의 선형 조합 (linear combination)으로 기술될 수 있다. 이 때 계수들이 모두 다른데 이는 여러 모드들의 진폭이 모두 다르다는 것을 의미한다. 기타를 예로 들어 현의 정가운데를 퉁겨 소리를 냈다고 치자. 이 경우 발생하는 파동은 엄청나게 복잡미묘하지만 일단 대칭성(symmetry)이 있으므로 대칭적인 파동 형태를 가지는 짝수차 배음, 즉 기음과 2,4,6...차 배음들만 형성된다. 이들 모드의 계수는 (간단한 계산을 통해) 각각 계산할 수 있는데 기음의 계수를 1이라고 한다면 2차 배음의 계수는 1/9, 그리고 4차 배음의 계수는 1/25 이다. 그런데 파동의 에너지는 진폭의 제곱에 비례하기 때문에 이들 모드의 에너지는 엄청나게 차이가 난다. 즉, 기음의 에너지를 1이라고 한다면 2차 배음의 에너지는 1/81, 그리고 4차 배음의 에너지는 1/625이다. 때문에 기음의 소리가 가장 크게 들리는 것이다. 물론 피아노는 현의 가운데를 치는 것이 아니지만 그래도 여전히 기음의 에너지가 가장 크기 때문에 기음의 소리가 압도적으로 나타나는 것이다.
이렇듯 배음의 존재는 매우 미약한 듯 보이지만 물리학의 법칙에 따라 그 속에는 조화로운 소리를 내느냐 마느냐의 기준이 오롯이 담겨 있다. 그래서인지 어떤 기준 진동수의 정수배의 진동수를 가지는 배음을 일컬어 다른 말로 영어로는 harmonics라고도 부른다.
For the sake! Of the call!
-fluorF-
하모닉스 주법에 대해서는 잘 모르지만, 피킹 후 손을 현에 갖다댄다는 것으로 내가 이해한다면, 그 위치에 마디(node)를 형성하는 배음만 남기고 모두 감쇠시켜 살아 남는 배음 중 가장 큰 에너지를 가진 배음을 강조하는 주법이 되겠네 ;)
저는 좀 다르게 생각했었어요 ㅎㅎ
피아노에서 A음을 치면 무한한 개수의 고유 ‘모드’를 듣게 되고, 그 배음 ‘모드’가 화음을 조화롭게 한다고 말씀하셨는데요, 기본 모드만 가지고도 설명을 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피아노에서 A음(A4라고 할게요)을 쳤을 때 말씀하신 것처럼 제일 큰 에너지를 가진 진동은 기본 모드인데요, 이 기본 모드에 의해 발생하는 ‘소리’를 생각해 보면, 분명 440Hz의 사인파는 아닙니다. 소위 파동의 3요소 중 ‘진동수’는 440Hz이긴 하지만, ‘맵시’가 있습니다. 이 ‘맵시’를 계량화하기 위해 푸리에변환을 하여 사인파들의 합으로 분해할 수 있을 텐데, 전체 진동수가 440Hz이므로 분해된 각 구성 음파들의 진동수는 440Hz의 정수배가 될 것입니다.
이렇게 보면, 기본 모드‘에 의한 음파’ 안에 A5, E6, A6, C♯7 등에 해당하는 진동수를 가지는 구성 음파가 들어 있다고 설명할 수 있고, 피아노에서 A5, E6, A6, C♯7 등을 쳤을 때 그들의 기본 모드‘에 의한 음파’의 진동수와 같으므로 화음이 조화롭게 들린다고 생각할 수 있습니다.
요약하면 배음 ‘모드’가 아닌 배음 ’음파’를 기준으로 설명하겠다는 뜻입니다.
이게 배음 모드를 기준으로 하는 설명보다 우월한 점이 있는가 찾아보면,
1) 현의 양끝에서 퍼텐셜 에너지 장벽이 양의 무한대로 솟지 않기 때문에, 배음 모드의 진동수는 사실 정확히 정수배가 되지 않습니다. 덧붙여 파장이 짧아지면 현의 굵기도 (정확히 정수배가 되지 않는 데) 기여할 것 같습니다. 현처럼 1차원적이지 않고 2차원혹은 3차원적인 구조(오카리나라든지)를 가지고 소리를 내는 다른 악기를 생각해 보면 잘 확장되지 않음이 명확할 것 같습니다.
2) 이건 계산을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겠는데, 배음 모드가 에너지도 작겠지만 decay time도 훨씬 짧지 않나요? 즉 A음을 치자마자는 배음 모드도 들리더라도, 기본 모드만 주로 들리는 시간이 훨씬 길 것 같습니다.
3) 귀로 듣는 것은 음파이기 때문에, 음파 기준의 설명이 좀 더 일차적인 것 같습니다.
4) 그리고 모드 기준의 설명은 인위적인 전자음 등에 의한 화음에는 적용되지 않는 것 같습니다. 물론 제 음파 기준의 설명도 적용되는지 약간 의문이 있기는 합니다.
사실 나도 너와 같은 생각이야..ㅋㅋ 하지만 물리학에 대한 이해가 깊지 않은 사람들은 푸리에 변환, 정수배, 이런 개념에 대해 익숙하지 않아 ㅋㅋ 그래새 대부분의 화성학 교과서나 실용음악 참고서에서는 위와 같이 배음 모드에 대해 얘기를 하지, 푸리에를 이야기하지는 않아 ㅋㅋ
하지만, 네 말대로 푸리에 변환을 거치면 어떤 음이든 자신의 진동수 f 와 그의 정수배에 해당하는 2f, 3f, 4f... 진동수를 가지는 파동들의 선형 조합으로 표현 가능하지 ㅋ 문제는, 그런 개념까지 이런 게시물에 싣기는 어려우므로... ㅋㅋㅋ 역시 종흔이는 잘 알고 있네!
(참고로 이와 관련된 물리학적인 기술은 보다 자세히 본 홈페이지 글 중 '음악과 물리학' 파트의 '피아노의 현'에서 다루고 있으니 관심있는 분들은 읽어보시길 바랍니다!)
역시 학자시군요!!
저는 고등학교 물리1 수준까지 밖에 몰라서... 정상파라는 건 알았고..
물리1과 수학1에서 로그문제 푼 기억을 더듬어 진동수와 음계를 대충 생각했던 기억이..
전 그냥 정상파가 있고 진동수 2배면 1옥타브 올라가고
12프렛이 있는 곳이 줄의 반이 되니까 그렇게 된다고 생각을 했어요.. 맞는 건지는 모르겠지만 ㅋㅋ
아무튼 기타에 점이 두개 찍혀있는 12프렛 위치가 줄의 반쯤이 된다는 건 이미 느끼셨을 것 같네요.
그리고 기타에서 사용하는 하모닉스 주법도 이 원리로 설명이 가능하네요.
추측컨데 아마 하모닉스 주법의 요는 줄 진동시에 가장 주된 음을 발생시키는 진동만 걷어내고
그다음으로 강한 에너지의 음만 들리게 하는 원리인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