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교수님께서는 내가 어떤 사람에게 전자메일을 전송해야 할 때 그 내용에 대한 책임이 있다고 생각하시거나, 혹은 돌아가는 상황을 직접 파악하셔야 할 경우 항상 하시는 말씀이 'cc'를 해달라고 하신다. 처음에는 그게 무슨 뜻인지 몰랐지만, 전후 문맥상 그 뜻을 이해할 수 있었기에 실수는 없었다. 그것은 바로 전자메일 기능 중 '참조'에 해당되는 것이었다. 그런데 왜 그걸 cc라고 부르는 걸까? 우리가 아는 cc는 campus couple, cubic centimeter 정도 밖에 없는데 말이다. 난 처음에 이해할 수 없었다.


이 cc는 carbon copy의 줄임말로 19세기말 타자기에서 비롯된 말이라고 한다. 당시 타자기로 어떤 문서의 사본을 작성하는 경우 원본 종이와 사본 종이 사이에 먹지(carbon paper)를 끼우는 방식을 활용하였기 때문에 carbon copy라는 말이 붙었다. 물론 시간이 지나서 빛을 이용한 복사기(photocopying machine)이 등장하고, 컴퓨터를 이용한 워드프로세서가 일반적으로 쓰이게 되었다. 그렇지만 카드 전표나 일부 수기 회계 장부 등에서도 여전히 쓰이는 걸 보면 carbon copy는 적어도 인류 역사상 가장 오래된 문서 사본 제작 방식이라 할 수 있겠다. 그만큼 carbon copy는 많은 사람들 사이에서 활용되고 이야기된 단어였다.


그리고 그 흔적이 전자메일에서도 남게 된 것이다. 전송되는 메일의 사본을 제 3자에게도 같이보낼 때, 그의 메일 계정을 '참조'란에 넣는 행위를 cc라고 표현하는 것이다.? 엄밀하게 이 '참조'는 carbon copy와 동일한 것은 아니지만 대략적인 의미는 맞다. 따라서 이 경우는 기존의 단어가 전용된 예라고 할 수 있겠다.


한편 cc는 동사로도 쓰여서


Cc me, please.

I ask you to stop cc'ing me.

It automatically cc's me.


와 같이 쓰이고 있다.



For the sake! Of the call!

-fluorF-