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제부턴가 인터넷 웹 브라우저를 켰을 때 나오는 첫 화면을 빈 페이지로 정했다. 원래는 다음, 야후, 아니면 화학부 커뮤니티 페이지가 늘 첫 페이지였는데, 이제는 Explorer를 켜면 나오는 화면은 흰 화면 뿐.

내가 첫 화면을 빈 페이지로 만든 건 순전히 학교 포털 사이트에서 본 권고문 때문이었다. 이유인즉, 어차피 어떤 페이지가 첫 페이지더라도 사용자는 늘 자기가 원하는 사이트로 곧바로 이동하기 때문에 첫 페이지에 다음이 뜨든 네이버가 뜨든 내가 싸이월드 URL을 곧바로 쳐서 엔터를 누르면 첫 페이지에 뜬 다음과 네이버는 아무 의미가 없다는 것이다.

그렇게 아무 의미가 없으면 좋은데 문제는 이렇게 브라우저를 켤 때마다 접속하게 되는 것으로 인해 무의미한 트래픽이 형성된다는 것. 트래픽이 제한되어 있거나 대규모 서버를 증설하지 않은 사이트의 경우 단순한 첫 페이지 접속으로도 큰 무리를 줄 수 있다는 게 그 권고문의 내용이었다.

생각해보니, 첫 페이지가 아무 의미가 없었다.

그렇다고 자주 들어가는 사이트(예를 들면 싸이월드?)를 첫 페이지로 하기는 싫었다. 나는 주로 익스플로러를 3~4개 열어서 동시에 사용하는 편인데 켤 때마다 싸이월드 첫 화면이 보이는 건 그닥 유쾌해 보이지도 않고 그 많은 이미지를 띄우는 데 시간이 더 걸리고 인터넷 속도가 느려진다는 느낌을 받는다. (흰 바탕 blank를 띄울 때 보다)

그래서 그냥 첫 화면을 빈 페이지로 만들었다. 이용에 아무 문제가 없고 오히려 더 산뜻하다. 소변을 앉아서 보겠다는 결심이 지켜져 무르익어갈 무렵, 나의 빈 첫 페이지도 점점 익숙해져 간다.





For the sake! Of the call!

-fluorF-