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점에서 물건을 사고 나올 때, 서비스 업체에서 합당한 서비스를 받고 나올 때, 일부 사람들이 '수고하세요'라고 말하는 것을 듣게 된다. 일종의 습관과도 같은 것으로 어른들이 그렇게 말하는 것을 그대로 본받아 말하는 것 같다. 오늘도 버스 기사 아저씨는 내리는 어떤 손님에게 수고하시라고 말했고, 다른 손님도 버스에서 내리면서 기사 아저씨에게 수고하시라고 말했다. 사실 나를 상당히 불편하게 만드는 세상의 여러 말들 중에 바로 저 '수고하세요'라는 말이 가운데 떡 하니 자리 잡고 있다. 아니, 불편하다기 보다는 민망하고, 고개가 갸우뚱거리는 것을 주체할 수가 없다고 해야 할까.

입에 익숙해진 말이 '수고하세요'일 뿐, 그 뜻은 사실 '너 고생 좀 해라'라는 말과 다를 바가 없다. 물건을 사서 나오는데 카운터 직원에게 '수고하세요'라는 말은 '앞으로 손님들이 더 많을 텐데 계산 열심히 하시고 애 좀 쓰세요'라는 말인 것이고, 컴퓨터 A/S 방문 서비스를 마치고 집을 나서는 직원에게 '수고하세요'라고 하는 것은 '여기 마치고 딴 곳도 수리 요청할 텐데 좀 고생 좀 해서 열심히 애 좀 쓰시고 돌아가세요'라는 말과 다르지 않다. '고맙습니다'라는 좋은 인사가 있는데, 고작 내뱉는 말의 수준이 '수고하세요' 정도인지 이해할 수가 없다. 한국인들이 감사의 표시에 인색하다고 자책하는 것을 이곳 저곳에서 들을 수 있는데, 이런 괴이한 인삿말인 '수고하세요'를 '고맙습니다'라는 말로 고쳐나가는 습관을 들이면 충분히 해결되지 않을까 싶을 정도이다. 어떻게 이런 말을 서로 주고받으면서 민망함을 느낄 수가 없는지 의아할 뿐이다.

'행복하세요', '건강하세요'라는 말도 마찬가지이다. 이 말들은 아예 한국어 어법상 틀린 말들로 절대로 사용해서는 안 될 비문들이다. 그러나 이들은 TV나 라디오 프로그램을 끝내는 말로 진행자들이 주로 사용하는 것들이다. 정말이지 가끔 이런 말을 하는 진행자를 볼 때면 머리를 한 대 쥐어박고 싶은 마음이 들기도 한다. 왜냐하면 이건 순전히 '기본적 한국어 소양'에 문제가 있다는 것을 반증해 주는 것이니까. 왜, 차라리 시청자들에게 '예쁘세요', '멋지세요'라고 말하지 그래?

뭐 내가 한국어 실력이 남들보다 월등하다는 것은 아니지만, 저런 사례들을 접하게 되면 진짜 손발이 오그라드는 것이 느껴진다. 제발 중고등학교 수업시간에 배운 것들이라면 기본적으로 지켜 씁시다. :)




For the sake! Of the call!

-fluorF-