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지난 국회의원 선거 때 '친박연대'라는 집단이 당당히 자신들의 이름을 내걸고 지지를 호소하는 것을 보고 실소를 금할 수가 없었다. 말이 좋아 '친박연대'지 사실 좀 더 생각해 보면 '박근혜 지지자 모임'이라는 것 이상도 이하도 아니다. 너무 노골적인 이름이 상당히 거슬리지만 그럼에도 많은 당선자가 있었는지라 그저 기가 막힐 따름이었다.

이번에도 이와 비슷한 빠돌이, 빠순이당이 생겨나고 있다. 이번 경기도지사 후보로 나선 유시민을 필두로 하는 국민참여당과 지난달 한화갑 및 동교동계 세력이 주축이 되어 창당한 평화민주당이 그것이다. '참여'라는 당명에서 보이듯 국민참여당은 참여정부와 노무현 전 대통령을 계승하고 있고, 평화민주당은 그 옛날 1987년에 통일민주당에서 분리되어 나와 만들어진 그 당의 이름을 그대로 사용하고 있는 것에서 바로 알 수 있듯이 김대중 전 대통령을 계승하고 있다. 두 당은 계승정신을 확고히 하기 위해 당명 로고 위에 두 전 대통령의 이름을 노골적으로 새겨놓았고 나는 지금 그것이 매우 거슬린다고 말하는 것이다.

무슨 팬클럽도 아니고, 사이비 종교도 아닌 일국의 정치 집단이 1인의 리더십과 1인의 사상을 계승하는 것을 정당의 신조 및 정체성으로 삼는 것이 말이 된다고 보는가? 정당 정치는 민주주의 정치 사회에서 가장 핵심적인 것 중 하나이다. 그런데 민주주의 정치에 북조선 노동당과 같은 신조를 가진 정당들이 끼어들고 있다. 누구누구의 정신을 계승한다는 것은 말이 좋아 계승이지 사실상 그 사람의 이름값과 생전에 누렸던 영향력을 이번 선거에 써먹겠다는 것이다.

이런 당들이 항상 선거 직전에 만들어진다는 것이 매우 불쾌할 따름이다. 우리 아버지 표현을 빌리자면 요즘 항상 가요 프로그램에 등장하는 '안개같이 곧 사라질 가수'와 같은 정당들이기 때문이다. 이들 당은 선거 전에 급조되어 후보를 마구 내고, 운좋으면 당선되는 것이고 아니면 마는 것이다. 따라서 국민의 필요가 무엇인지 알아보는 고민과 철저한 공감이 그 짧은 기간 동안에 있었을 리가 만무하다. 도대체 이런 당에게서 도대체 국민들이 무엇을 기대할 수 있단 말인가? 이들이야말로 민주주의 정치를 좀먹는 해충과 지나지 않는다. 우리 나라 사람들이 더 이상 정치인들의 꼼수에 놀아나지 않는다는 것을 몸소 보여주어야 할 것이다.





For the sake! Of the call!

-fluorF-