嚬(찡그릴 빈)이라는 글자는 눈썹을 움직여 찌푸리는 행동을 나타내는 한자로, 중국에서는 본자(本字)에 해당하는 顰을 쓴다. 자원(字源)이 불확실하기는 하지만, 『설문해자』의 설명에 따르면 '자주, 빈번한'을 의미하는 한자 頻(자주 빈)의 원래 글자는 삼수변이 붙어 있는 瀕(물가 빈)인데 걷다가 물이 나타나 물가에서 인상을 찌푸린다는 의미가 있었고, 이를 명확히 나타내고자 변에 입 구(口) 혹은 발에 낮을 비(卑)를 붙인 嚬 혹은 顰라는 한자를 만들어 '찡그린다'는 좁은 의미를 더 구체적으로 나타낸 것으로 여겨진다. 발음이 같은 矉(찡그릴 빈)도 같은 의미로 쓰이는데, 顰의 가차(假借)자로서 눈을 찌푸리는 것을 나타내는 눈 목(目)이 붙어 있는 것으로 생각된다.


이 한자가 유명한 이유는 고사성어 효빈(效嚬) 때문이다. 고등학교 한문 시간 때 이 고사성어를 배운 적이 있었는데 갑자기 궁금해져서 원문을 『장자』에서 찾아 읽어봤다. 


西施病心而顰其里、 

(서시가 가슴에 병이 있어 그 마을에서 찡그리고 다녔는데) 

其里之醜人見之而美之 、 

(그 마을의 못생긴 사람이 그것을 보고서 아름답다고 여겨서) 

歸亦捧心而顰其里。 

(돌아와서는 또한 가슴을 움켜쥐고 그 마을에서 찡그리고 다녔다.) 

其里之富人見之、堅閉門而不出、

(그 마을의 부자가 이것을 보자 문을 굳게 닫고서 나오지 않았고,) (!!) 

貧人見之、挈妻子而去走。

(가난한 사람이 그것을 보더니 처자식를 이끌고 떠나가버렸다.) (!!!!) 

彼知顰美而不知顰之所以美。 

(그는 찡그림이 아름다운 것은 알았으나, 왜 찡그림이 아름다운지 그 이유를 알지 못한 것이다.) 



뭔가 ㅠㅠㅠㅠ 불쌍해 ㅠㅠㅠㅠ 못생긴 사람이 SNS에 얼짱 각도나 포샵 처리, 스노우 카메라로 사진을 찍어 올리면 팔로워 수가 급감하리라는, 미래를 내다 본 옛 현인의 조언인 것인가......



For the sake! Of the call!

-fluorF-