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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luorF
2017.01.28 01:02

사학도님,

논리와 근거는 빈약해도 목소리 큰 사람, 지위가 높은 사람, 소통하지 않는 사람이 이기는 우리 사회에서 사람이 자기 잘못을 쉽게 인정하고 용서를 구하는 게 쉬운 일은 아니죠. 게다가 열심히 다른 나라에 반성을 요구하다가도 (예: 일본의 위안부 문제) 정작 반성하는 자세를 보여야 할 때 (예: 국군의 베트남전 만행) 머뭇거리는 것을 보면 우리 나라 사람들이 자신의 과오를 철저하게 곱씹는 반성하는 것이 무엇인지 제대로 알고 있는지 의문이 들긴 합니다. 특히 오랜 시간 권위주의 정부 하에서 대한민국의 기적을 일궈온 어르신들께서 그동안 굳혀 오셨던 자신의 정치적 견해를 온전하게 철회하는 것은 기대하기 어려운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아주 어린 아이들도 자기가 잘못했다는 것을 뒤늦게 깨달았을 때 주변 상황과 타협하여 문제를 적당히 무마하려는 시도를 하곤 하는데, 하물며 오륙십 이상 되신 어른들이야 어떻겠습니까.

다만 우리 부모님 세대도 이번 사태로 굉장한 '멘붕'에 빠졌을 거라고 확신합니다. 단지 살면서 온전한 역사적 반성, 정치적 반성이란 걸 목격한 적도, 실행한 적도 없는 분들에게서 하루 아침만에 처절한 항복을 기대하는 것은 무리죠 :) 사학도님 부모님이 말씀하시는 바로 그러한 방식은 이 사태를 비판하는 모든 이들에게 고깝게 들리지 않을 방식이긴 하지만, 당신들의 방식으로 표현하는 당신들의 자괴감이기에 그런 측면에서는 너그러이 이해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그렇지만 그것이 단순한 책임회피와 비극의 반복으로 이어져서는 안 되겠지요. 대선 때 그에게 한 표를 행사한 것은 정말 잘못한 일이죠 ― 올해 있을 대선에서는 절대 그런 멍청한 짓을 저지르지는 않을 것입니다... 사실 역사라는 것이 꼭 수백년 전 옛날 이야기인 것은 아니지 않습니까. 바로 몇 달전의 일도 지난 이야기이자 역사인 것을요. 우리가 역사를 배우는 이유는 여러 가지가 있겠지만, 결국 과거를 통해 현재를 바라보고 미래를 꿈꾸기 위함 아닐까요. 모쪼록 이 불행한 사태가 재발되지 않도록 많은 사람들이 좀 더 열린 공간에서 열린 마음으로 지혜를 모았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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